My favorite things ♩

도서관이 주는 평안함📚

강봄봄 2024. 11. 25. 14:51

도서관이 좋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무수한 책들이 반겨주는 공간이 좋다.
아직도 읽지 못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좋다.
요즘엔 건축적인 아름다움까지 주는 도서관도 있어서 참 좋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가득찬 공간이 좋다.
분류법에 따라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풍경을 바라만 봐도 좋다.


공간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의정부미술도서관
미술 관련이 아닌 주제의 장서들도 많으니 꼭 방문해보세요👍

서가까지 아름다움


어린 시절 우리집은 작은 도서관이었다.
책을 좋아하시고 소장을 즐겨하시는 아빠 덕분에 집에는 항상 책이 넘쳐났다.
지금도..😅 엄마는 흘러넘치는 책들이 감당불가라신다.
곧 은퇴를 앞두고 이사 하셔야 하기에 폐기할 책들 분류하시는 게 어떠냐고 살짝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갑자기 이야기를 풀어놓으셨다.

”옛날에 어떤 사람한테 아이 열 명이 있었대. 근데 사람들이 ‘아이가 너무 많으니까 몇 명 버리세요!’했대. 그래서 그 사람이 마음을 굳게 먹고 한 명씩 자세히 봤는데 첫째는 이래서 안되고 둘째는 이래서 안되고 셋째는 저래서 안되더래.“

그러니까 아빠한테 수십년 사모으신 책들=자녀 같이 소중한 거다 이 말씀이긴거다. 이 책은 더이상 안 나오는 절판본이라 안되고, 이 책은 언제 어떤 사유로 사서 안되고 그런 식이다. 아빠의 책 사랑이 이렇게나 절절했다🥹

아빠의 분류 방법대로 책장별로 꽂혀있는 책등을 읽는 게 내 취미였다.
아빠는 주제별 분류 하셨는데 나도 자연스레 내 책을 주제별로 분류해서 정리했다.
이전 글에서 잠깐 언급한 적 있는데 내가 가진 책장 4-5줄 분량의 책들을 주제별로 리스트업하고
학교에 가져가서 친구들한테 목록 보여주고, 추천해가면서 셀프 대출 반납을 하기도 했다.
내 방에 ‘보배 도서관‘이라고 써붙였던 기억도 난다.

아쉽게도 내가 유년기를 보낸 여수는 공공도서관이 한 곳 뿐이었다.
(지금은 여러 곳 더 생긴 걸로 알고 있다.)
여수에 하나 있는 시립도서관은 버스를 타고 가서
어마어마한 언덕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산꼭대기에 있었고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 많지 않아 거의 열람실의 역할을 했던 터라
고등학생 때 친구들이랑 한 두 번 갔던 게 다였다.

고등학교엔 꽤 규모있는 학교 도서관이 있었고 사서 선생님이 계셨다.
도서반이었던 친구랑 친해서 그 친구 보러 도서관에 놀러간 적은 많지만 책은 한 번도 빌린 적이 없었다.

내가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게 된건 책을 좋아해서, 그리고 수능 성적에 맞는 과여서^^;였다.
사실 도서관학을 전공하기 전까지 도서관에 대해 안 좋은 편견을 갖고 있었다.
볼만한 책은 없고, 볼 책은 다 대출 중이거나 너무 많은 사람 손을 타서 빌려 읽을 상태가 아니라는 편견.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편견일 뿐이었다. 세상에는 내가 가보지 않은 참 좋은 도서관들이 있다는 걸 몰랐다.

대학교에 지은지 얼마 안 되었고 장서도 신경 써서 수서하시는 아주 훌륭한 대학도서관이 있었지만 그땐 글읽기 근육이 아주 미비했던 시절이라 대학시절 4년에 대학원 시절 2년까지 총 6년을 통틀어 10권도 못 빌려 읽고 졸업했던 것 같다.
대신 미디어 자료실 자주 가서 DVD 신나게 봤었더랬지ㅎㅎ


도서관에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한 건 아이들을 낳은 후 부터다.
주훈이가 어렸을 땐 남편이 출근하는 학교 도서관에서 몇 권씩 빌려다주고, 어머님이 빌려다주신 책 보다가
마침 교회에 어린이 도서관이 생긴 덕분에 예배 드리러 갔다가 책을 빌리는 재미를 붙였다.
어른 책도 있어서 나나 남편이 볼 책도 빌릴 수 있었다.

웅장한 규모의 공공도서관도 좋지만 작은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각 도서관 마다 특징이 있어 각기 다른 도서관의 장서들을 구경하고 대출하는 기쁨이 있다.
요즘에는 남양주정약용도서관, 교회 어린이도서관, 아파트 커뮤니티 작은도서관을 주로 이용한다.
우리가 가는 도서관에 아이들이 원하는 책이 없는데 남편이 출근하는 학교 도서관에는 있으면 거기서 빌려다 보기도 한다.

우리 교회 어린이도서관

독서 장려 프로그램 준비해주시는 사서 선생님 감사❤️
내 집 같은 편안함

정약용도서관
갈 때마다 행복해진다! 조금만 빌리려다가 못 참고 매번 와라르랄라라라 빌리고 오지요📚📚📚


아파트 커뮤니티 도서관
매달 신간 구입해주시는 덕분에 따끈따끈하고 깨끗한 새 책 빌려볼 수 있어 참 감사!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한 곳에 쌓아두면 심심할 때 꺼내본다.
대출기한을 기억했다가 반납할 책을 챙겨들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아이들이랑 같이 가서 각자 보고 싶은 책을 고르고 대출해서 돌아오는 즐거움이 크다.

무시무시한 경고문🐜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아
도서관을 이용합시다아아아🥰

어제 데려온 친구들📖 이번주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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